북·중, 7번 회담중 군사협력 첫 언급…‘비핵화’는 수면밑 잠복 URL: https://www.hani.co.kr/arti/politics/politics_general/1262731.html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(왼쪽)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체육관에서 열 린 공연을 관람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.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은 8일 정상회담에서 양자가 전략적 관계로 발전하고 각 분야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 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. 전날 중국 신화통신 보도와 마찬가지로 북 매체도 비핵화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.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7년 만의 방북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갔다. 김정은 북 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 8일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,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 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으로 고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. 특히 북한은 바람대로 비핵화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을 피했고, 중국은 북-중 군사 협력 강화를 통해 북-러 밀착을 견제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. 지난 8일 북-중 정상회담 뒤 이날까지 중국 외교부 발표나 북한 매체에서 북한 비핵화 표현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. 북한은 시 주석 방북 전부터 김 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행보를 통해 비핵화는 회담 의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암시했다. 김 부장은 시 주석 방북 전날인 7일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 핵화 방침에 동의했다는 미국 국무부 입장을 “거짓 유포 놀음”이라며 일축했다. 김 위원장도 지난 3일 우라늄 농축 시설로 보이는 새 핵물질 생산공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의지를 과시했다. 김 위원장은 이날 “핵보유국 지위 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불변한 정치·군사적 입장”이라고 강조 했다. 북한 비핵화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입장이 북-중 정상회담에 서 관철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.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러시아와 밀착 하는 북한을 견제해 한반도 안에서 전략적 입지를 키워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 이 민감해하는 비핵화에 언급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. 이희옥 성균관 대 명예교수는 “중국은 비핵화에 대해선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”며 “외부 투자나 개방 등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을 증진하면서 (예민한 현안 을)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것”이라고 말했다. 김 위원장은 “조선(북한)은 변함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할 것”이라며 중국이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에 대한 지지를 언급하기도 했다. 군사 협력이 처음 언급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. 군사 부문 교류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7번째 정상회담을 한 이래 처음 나온 안건이다. 통 일부 당국자는 이날 “(김정은 시대) 북-중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군대 분야 교류를 언 급한 것은 처음으로 파악된다”며 “관련 동향을 주시하겠다”고 말했다. 이는 북한과 중국 양쪽의 이익이 일치한 결과로 보인다.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 사를 파병하며 러시아와 급속도로 밀착한 북한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. 북한 역시 중 국과의 군사 협력 강화는 마다할 것이 없는 부분이다.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은 “북-러 밀착으로 군사적 기술 이전이나 핵무기 고도화 등 향후 이 지역에 전략적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어, 중국이 이런 부분을 관리하기 위해 북한 군대와 인적 교류 등을 하며 그 실태를 파악할 필요를 느꼈을 수 있다”고 말했다. 다만 회담 결과만으로는 북·중이 향후 어떻게 군사 협력을 강화할지는 미지수다. 김 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“이번 협력이 북·중·러 3국 차원의 연대나 동 맹은 아닐 것”이라며 “중국이 노골적으로 한국을 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북-중 군 사 협력까지 나아가진 않을 것”이라고 전망했다. 북-중 경제 협력 확대 약속 또한 눈여겨볼 대목으로 평가된다. 중국 신화통신은 8일 국경 통상구 전면 재개통, 민간 항공 노선 및 국제 여객 열차의 운행 재개 등이 양국 정상회담 결과라고 보도했다. 완공 뒤 10년간 개통되지 않은 북한 신의주-중국 단둥 간 신압록강대교 개통이나 두만강 개발 계획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.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정보와 의견도 주 고받은 것으로 보인다. 시 주석은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과 한-중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5월엔 미-중, 중- 러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-중 정상회담까지 마무리하며 사실상 동북아 외교의 주도권 을 중국이 쥐었음을 과시했다. 북한 역시 시 주석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메시지를 전 달받은 것으로 보인다. 장예지 기자 penj@hani.co.kr