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사설]檢 없는 수사… 대비 없이 권한 커진 경찰이 책임 감당하겠나〈4〉 URL: https://www.donga.com/news/Opinion/article/all/20260805/134428108/2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새 형사소송법은 경찰이 수사를 사실상 책임지고, 검찰은 기소 판단과 공소 유지에 집 중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. 검사가 수사에서 손을 떼는 만큼 경찰관과 특별사법 경찰관(특사경)의 수사 역량이 뒷받침돼야 새 제도가 안착할 수 있다. 하지만 13만 경 찰과 2만 특사경이 검사의 빈자리를 메울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. 경찰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권한과 책임이 크 게 늘었다.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전문성은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. 전국의 수사경찰 3만5000명이 지난해 맡은 사건은 1인당 133.8건이다. 4년 만에 33% 가 늘어 사건 처리에 허덕이는 실정이다. 수사가 몰리면서 사건 처리 지연도 만성화되 고 있다. 수사 부서 기피 현상도 여전하다. 수사 부서는 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데, 경찰 내부 시험을 통과해 수사 업무를 담당할 자격을 얻고도 비수사 부서 근무를 택한 경찰관은 2022년 상반기 7332명에서 올해 상반기 8488명으로 더 늘었다. 이번 형소법 개정으로 직접 보완 수사를 할 수 없게 된 검사들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더 많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. 경찰은 행정·경비 인력을 줄여 수사 부서로 재배치하 겠다고 하지만, 경험이 충분치 않은 이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. 특사경의 준비 부족은 더 심각하다. 특사경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공무 원들 중 국세 관세 노동 금융 식품 환경 등의 분야에서 범죄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사 법경찰관 권한을 부여받은 이들이다. 업무 전문성은 있지만 수사 전문가는 아니다. 해 당 부처나 지자체의 다른 공무원들과 순환인사를 하기 때문에 경력 1년 미만인 특사경 이 2024년 기준으로 절반에 달한다. 특사경은 그동안은 검사 지휘를 받았지만, 형소법 개정으로 검사의 지휘·감독 없이 수사해야 한다. 특사경들 사이에선 앞으로 압수수색이나 증거 수집 과정에서 법에 정 해진 절차를 어겨 무죄 판결 등의 원인을 제공했을 때는 그 책임을 떠안게 될 수 있다 는 우려가 나온다고 한다. 올 5월 각 부처 특사경이 검찰개혁추진단을 찾아 “검사 지 휘가 필요하다”는 의견을 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였다. 수사 경찰과 특사경이 늘어난 권한과 책임을 감당하려면 현재의 채용·교육·평가·보 상 체계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. 수사 부서에 새로 배치되는 경찰관이 받는 6주 교육부터 확대해야 한다. 관련 법을 공부하면서 압수수색, 디지털 증거 분석, 피의자 신문 등의 역량을 갖추려면 더 충분한 교육 훈련이 필요하다. 아울러 변호사와 회계사 , 세무사,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등 전문 인력 채용을 확대해 수사관의 전문성을 보완 해야 한다. 경찰과 특사경의 역량 부족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피해자의 고통이 길 어진다면, 새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