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사설]중국의 ‘북핵’ 침묵… 불량국 비호하는 ‘위험한 친선’은 안 된다 URL: https://www.donga.com/news/Opinion/article/all/20260609/134080893/2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1박 2일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. 시 주석과 김정 은 국무위원장은 각각 “새로운 역사적 출발점” “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”이라며 북 -중 관계의 격상을 강조했다. 두 정상은 양국의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에서 “만 족한 견해 일치”를 이뤘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. 특히 시 주석은 “군대 분야의 교 류 강화” 의사를 밝혔다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. 하지만 양국 발표에서 북핵과 한반 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. 북-중 회담에서 ‘비핵화’ 단어가 사라질 것은 예상됐던 일이다. 이미 지난해 9월 김 정은의 베이징 방문 때도 이전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에서와 달리 ‘비핵화’는 자취를 감췄다. 이번에 시 주석 방북을 앞두고 김정은이 새로운 핵시설을 보란 듯 시찰하고 여동생을 내세워 “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”라고 못 박은 상황에서 시 주석도 ‘ 운명을 같이하는 친선 이웃’에게 불편한 얘기를 공개적으로 꺼내기 어려웠을 것이다. 나아가 이번 회담에선 ‘조선반도’ ‘반도 문제’ 같은 한반도 문제까지 사라졌다. 9 개월 전 중국 측 발표에는 시 주석이 “조선반도의 평화·안정 수호를 위해 힘쓸 용의 가 있다”고 밝히고 김정은이 “중국의 공정한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”고 말했다는 내 용이 담겼다. 그런데 이번엔 북한의 ‘적대적 두 국가’ 정책에 맞추기라도 한 듯 남 북을 아우르는 ‘반도’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. 물론 ‘핵’과 ‘반도’의 실종이 곧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 닐 것이다. 중국 외교부는 8일 브리핑에서도 “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 다”고 했다. 북한의 압박성 시위에 핵 문제 언급은 일단 피하고 있지만 그간 견지해 온 ‘한반도 비핵화’ 원칙을 폐기한 게 아니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. 미중 패권 경쟁 속에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요즘, 중국은 북한을 미일 견제 카드로 활 용하는 한편 향후 북-미 협상의 중재자 역할도 염두에 두고 복잡한 계산을 하는 듯하 다. 하지만 중국의 북핵 침묵은 북한의 오판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부를 뿐이다. 중국 은 불량국가에 끌려가는 ‘위험한 비호국’이 아니라 어떻게든 설득해 대화로 끌어내 는 ‘책임 대국’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.